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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마약 중독 치료자의 고백…"시작하는 순간부터 진정한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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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4-28 15:22 조회2,4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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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치료자의 고백…"시작하는 순간부터 진정한 지옥"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재활 치료 20~30대 남성 2명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평생 후회하는 경우 대부분
예방 뿐 아니라 재범률 줄이는 대책도 필요해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등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 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14일 대구 수성구 능인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마약 예방 교육에 참석한 학생들이 마약 주의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수성경찰서는 마약류·약물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마약나뽀(NOT! FOUR) 프로젝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등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 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14일 대구 수성구 능인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마약 예방 교육에 참석한 학생들이 마약 주의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수성경찰서는 마약류·약물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마약나뽀(NOT! FOUR) 프로젝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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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중심으로 마약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사회적 부작용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매일신문은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마약 중독으로 삶이 무너진 20~30대 남성 2명을 만났다. 그룹홈 생활을 하며 재활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사소한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며 마약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진정한 지옥이 시작된다고 경고했다.

◆늘 찾아오는 마약의 유혹

어릴 때부터 서울 강남 호스트바에서 일했던 이모(30) 씨는 함께 일하는 동료의 추천으로 24살 때 처음 마약을 접했다. 그저 더 재밌게 놀고 싶은 마음에 호기심으로 시작했고 마약도 클럽에서만 주로 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든 끊으려면 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약 중독의 늪에 빠진 건 한순간이었다. 점점 집에서, 혼자, 매일같이 마약을 투약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마약의 중독성은 강력했다. 이 씨는 "1회분이 0.03g 정도 되는데 한창 많이 할 때는 하루 동안 4번에 걸쳐 0.84g을 투약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8월 경찰에 적발된 그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구속되는 순간 그는 지나왔던 모든 선택을 후회했다. 앞으로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겠노라 다짐도 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마약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았다. 교도소 안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물 치료도 해봤지만 큰 소용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출소한 이 씨는 마약을 끊기 위해서 술, 게임, 운동 등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정신과 상담도 받고 적절한 약물치료도 병행됐지만 그때뿐이었다. 혼자 있을 때면 늘 마약의 유혹에 시달렸다.

이 씨는 "마약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니 정말 주변 사람들이 많이 떠나갔고 내 삶이 피폐해졌다는 걸 제대로 알게 됐다"며 "나 때문에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마약을 반드시 끊고 싶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 눈 떠보니 서울···살고 싶어서 자수했다

10대 때부터 알코올 중독, 공황장애 등을 겪었던 박모(28) 씨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는 주저한 끝에 지난해 6월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주문했고 '던지기 수법'을 통해 물건을 받았다.

경북 경산의 자취방에서 마약을 투약한 그는 눈을 떠보니 서울로 가는 열차 안이었다고 한다. 이미 온몸은 땀범벅이었다. 죄책감과 함께 마약이 너무 무서워졌던 그는 남은 마약을 모두 다 버렸다. 그때는 정말 다시는 마약을 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주일 뒤 다시 마약에 손을 댄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마약에 의지했다. 매달 받았던 월급은 물론 사채까지 끌어다 마약을 사고 유흥을 즐겼다. 어느새 그에게는 3천만원이 넘는 빚이 생겼고 매일 사채업자의 독촉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박 씨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망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부모님에게 마약 중독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갔다. 어떻게든 마약이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그러나 혼자서는 도저히 마약을 그만둘 자신이 없었다. '마약'이라는 그림자가 늘 자신 뒤에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 초기에 재발하지 않도록…관리 대책 세워야

마약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적절한 방법을 몰랐던 이 씨와 박 씨는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의 재활교육에 참석한 후 신해원 상담팀장을 만나게 됐다. 이들은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그룹홈 시스템을 통해 마약을 치료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주며 진정으로 마약을 끊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씨와 박 씨는 "마약을 처음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정신적인 결핍'에 의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그 결핍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마약 중독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도 중요하지만 초기에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먼저 마약을 극복하고 나면 향후 마약사범들의 재사회화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번 마약사범으로 낙인이 찍히면 더욱더 음지에서 마약 관련 활동을 펼치는 이들이 많다"며 "앞으로는 마약을 끊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마약 중독 치료자의 고백…`시작하는 순간부터 진정한 지옥` - 매일신문 (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