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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 유쾌한 고주망태 '세상읽기'…<예술가의 애술 이야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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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굿데이 작성일03-07-16 16:36 조회14,9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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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큼 예술가를 더 멋스럽게 만드는 것이 또 있을까. 술 못 먹는 이태백이 무슨 소용이며 '한잔 먹세그려∼' 하는 <장진주사>가 없었다면 송강의 문학에서는 얼마나 많은 피냄새가 느껴질 것인가.
낭만과 열정으로 예술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최상의 자극제 '술'. 9월17일까지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예술가의 애(愛)술 이야기> 전은 예술가가 표현한 낭만적인 취몽과 환각에 얽힌 술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진한 황주리 홍경택 등은 '한잔의 유혹'을 주제로 생활 속에서 술이 빚어내는 다양한 삶을 그려낸다. 거품이 휘날리는 맥주병을 타고 오르는 인물의 모습을 담은 김성복의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는 평소 다량의 음주를 통해 유쾌한 일상을 이어나가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박영균의 <노랑 거실이 보이는 풍경>에서 토악질을 해대는 남자는 작가 자신. 화려한 색채에 유머러스한 상황이 돋보인다.
김황록 안창홍 이종빈 등은 '욕망의 해방구'로서 술을 보여준다. 이종빈의 <취중파노라마>는 병을 통해 술 취한 듯한 세상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신제남은 <일탈을 꿈꾸며>에서 한번쯤 낮선 여인과 술을 나누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다. 또 이홍덕은 그림에 술 마시는 동료 화가들을 그려넣어 술과 미술의 관계를 살짝 보여준다.
김정욱 황영자 등의 작품은 알코올 중독이 낳는 병리적 현상을 나타낸다. 얼굴도 손도 없는 두 사람이 까만 연기가 올라오는 고기 불판을 가운데 놓고 술자리를 벌이고 있는 소윤경의 <연기>는 음주의 공허함을 말하는 작품. 또 유재홍의 <보고서-2003-느낌>은 노숙자의 삶과 항상 연결돼 있는 술, 특히 소주를 표현한다.
전시의 주제에 걸맞게 이벤트도 톡톡 튄다. 전시장 입구에는 협찬을 받은 술 'S'가 다량 비치돼 '음주관람'을 조장(?)하고 작가들과 취중 예술담을 나눌 수도 있다. 또 16일 저녁 열린 오프닝파티 '주류교체 옥상음주'에서는 미술관 옥상에서 병나발을 불며 예술을 논하는 진귀한 모임도 진행됐다.(02-736-4371)

조진호 기자 odyssey@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