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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코로나 혼술’도 지나치면 알코올 중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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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3-16 10:33 조회12,5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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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혼술’도 지나치면 알코올 중독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음주문화가 바뀌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면서 회식자리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 마시는 홈술, 혼술 트렌드가 생겼다.
동료와 친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게 되자 온라인 공간에서 술을 마시는 ‘랜선 음주’도 등장했다. 시간을 정해 여러 명의 친구를 온라인으로 초청,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 화상으로 만나 음주를 즐기는 새로운 유행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음주량과 음주 빈도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홈술, 혼술 등으로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이 일상으로 굳어지면 알코올 중독의 위험은 높아진다.
중독 치료·뇌의 보상회로
과도한 알코올, 신경회로망 손상시켜
중독 탈출하려면 뇌 전두엽 강화해야
날트렉손·아캄프로세이트 등 약물
음주에 대한 갈망·즐거움 줄여줘
읽기·쓰기, 대표적 인지행동 치료
■과도한 알코올로 보상회로 손상되면 중독
중독은 크게 물질 중독과 행동 중독으로 분류된다. 알코올, 담배, 마약, 약물 등을 해로운 줄 알면서도 강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물질 중독이며 도박, 게임, 쇼핑 등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이 행동 중독에 해당한다.
물질 중독과 행동 중독은 생리적, 해부학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어떤 행동이나 물질이 즐거움을 주면 그것을 반복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되면서 특정 물질이나 행동에 중독된다. 이 과정에서 뇌의 전두엽과 변연계를 연결하는 신경회로망인 보상회로를 작동시키게 되는 것이다.
코카인과 같은 중독성 물질은 뇌의 보상회로를 직접 자극해 흥분감과 다행감을 느끼게 하고 행동의 강화를 부추긴다. 이와 비슷하게 도박해서 돈을 크게 땄을 때의 쾌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의 짜릿함, 평소 갖고 싶던 물건을 샀을 때 경험하는 충만감도 보상회로를 자극한다. 그래서 점차 그것에 중독되는 것이다.
알코올이 인체로 들어오면 분해되는 과정에 완전히 물로 분해되지 않고 남는 찌꺼기(THC)가 있다. 이것이 몸에 축적되면 음주조절력에 장애가 생겨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과도한 알코올로 보상회로가 손상돼 제어가 안되면 알코올 중독에 이르게 된다.
■뇌의 보상회로, 저주인가? 축복인가?
외국의 뇌과학자가 쥐를 대상으로 쾌락 보상회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쥐의 뇌 표면에 전극을 넣어 어떤 레버를 누르면 전기가 흘러 엔돌핀 분비로 쾌락을 느끼게 했다. 실험실의 쥐는 식음을 전폐하고 레버 누르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행동 중독의 한 모형이다.
인간의 뇌 속에는 수용체라는 특정물질이 작용하는 부위가 있다. 이 수용체는 마약이 작용하는 부위, 알코올이 작용하는 부위, 니코틴이 작용하는 부위 등이 있다. 이 부위가 자극을 받으면 전기 자극이 전달되면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형성되고, 그것이 궁극에는 엔돌핀으로 바뀌어 쾌락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보상회로는 인간을 쾌락의 굴레로 빠뜨리는 흉칙한 악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런 보상회로가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목표와 성취욕구가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인간은 어떤 행위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으면 그 행위를 계속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서 부모의 칭찬을 받고 기쁨을 느끼는 학생은 보상회로가 작동돼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운동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성취욕구가 생겨야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고 봉사활동도 같은 원리다. 그런 보상회로가 작동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어려운 사람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마다하지 않게 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인 김해 한사랑병원 김진원 원장은 “애초에 보상회로라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잘못 사용했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이라는 괴물이 나온 것이다. 중독증에서 회복되기 위해선 욕구와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특히 안와전두엽을 강화시키는 훈련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생각을 언어화하는 프로그램이 효과적
중독치료에는 약물과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알코올 중독치료의 경우 날트렉손과 아캄프로세이트 두 가지 약물을 쓴다. 날트렉손은 뇌의 보상회로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술을 마셔도 이전처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아캄프로세이트는 금주를 하더라도 술에 대한 갈망이나 불안감을 줄여준다.
인지행동치료는 중독 증상을 감소시켜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훈련이 효과가 있다.
사고력과 기억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추천되는 것은 생각을 언어화하는 것이다. 읽기, 쓰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명상일지는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로 써 보고 나면 대부분은 ‘내가 이렇게 나쁜 상태에 빠져 있었구나’하고 놀라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의식과 함께 조절력을 가지게 된다.
회복일기는 자신의 치료과정을 일기식으로 정리하면서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느끼게 해준다. 의료진과 면담을 통해 회복일기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특정 문학작품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문학치료는 여성 환자들에게 권할 만 하다. 자신의 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상담과 자아를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김진원 원장은 “환우들과 이성적 사유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철학이 있는 열린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훈련이었는데 의외로 호응이 컸다”고 전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30117475138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