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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50~60대 남성 사망 원인 상위권은 ‘음주 관련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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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5-15 15:03 조회22,262회 댓글0건본문
경제위기와 취업난 등 ‘어려워서’ 술을 마시다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술을 조심해야 될 사람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고 한다.
숱한 역경을 딛고 가족들에게 모범적인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일선에서 물러난 그들을 흔히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30~40년에 이르는 기나긴 사회생활 동안 여러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와 사회의 발전, 그리고 가족을 위해 헌신해왔기에 마땅히 박수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특히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와 혹독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2009년 봄, 그들이 걸어온 사회적 업적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성공적인 그들의 사회생활은 가족에게 경제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남은 인생을 그동안 넉넉히 모아둔 자금과 키워놓은 자식들 덕에 ‘호강하며 사는 일’만 남은 그들은 대한민국의 명예로운 은퇴자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아끼지 않은 그들의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한없는 여유와 급격히 바뀌어진 생활환경은 어쩌면 생소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호강’으로 채워져야 할 그들 인생의 황혼은 심각한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은퇴 후의 무료함과 고민들을 술로 달래려고 한다면, 예기치 않은 허무한 결말이 성공한 그들의 인생 말미를 장식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성공하기 까지 술을 얘기하지 않고서는 고생을 모두 말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수십년의 사회생활 동안 몇 번이고 강산이 바뀌고 사회가 변하고 업무 환경이 발전했지만, 음주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업무상 음주’는 노동부에서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수십년 간 음주를 지속해온 은퇴자들은 그들 스스로를 ‘술의 달인’이라고 칭한다.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이유도 있다.
국내 재계 순위 3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의 임원을 지내고 2년 전에 정년퇴임을 했다는 A씨(66)는 “38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안 마셔 본 술이 없고, 안 겪어본 술자리 분위기가 없다”며 “어느 때는 ‘주당’이 되어 있는 술을 기분 좋게 다 먹어치우다가도, 상황이 아니다 싶으면 술 한 잔에도 비틀거리는 ‘주꽝’이 돼서 자리를 빨리 파하곤 한다. 게다가 특별한 주사도 없으며, 몸이 안 좋다 싶으면 며칠간 술을 쉬면서 몸을 컨트롤 한다”고 한다. 덧붙여서 “요즘들어 매주 참석하는 회사 퇴직 임원들의 모임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따금씩 기분이 좋을 때는 필름이 끊길 정도로 함께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들은 퇴직 후에도 꾸준히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지속된 음주 탓에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신체적·심리적 의존성이 생겨서 ‘술을 마시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거나 ‘사람을 만나려거든 술을 마셔야 된다’는 의식을 갖게 된 탓이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음주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돼, 흔히 이야기 하는 알코올중독자(알코올 의존증 환자)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사랑병원 최수련 원장은 “수십년 간 자의반 타의반으로 많은 술자리를 가져 왔다면 이미 신체적·정신적으로 술에 의한 건강상의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사회생활 동안 많은 술자리를 가졌던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이상의 은퇴자들은 뇌 기능의 저하로 기억력이 감퇴해 알코올성 치매의 가능성이 있으며, 심혈관이나 소화기의 건강에 있어서 크고 작은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7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50~60대 남성들은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뇌혈관, 심장, 당뇨, 자살 순으로 사망원인 순서가 나타났다. 가장 많이 발병한 암의 종류를 살펴봐도 간, 위, 폐, 직장 순서로 사망원인이 많았는데, 이 질환들은 모두 알코올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술을 자유롭게 절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최수련 원장은 “이들의 주장은 일반적으로 알코올 의존증 초기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전형적으로 증상”이라며 “이미 오랜 시간동안의 음주로 인해 몸의 기능이 저하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사회생활 동안 유지했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자칫 삶을 무료하게 느껴 알코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염려 된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생활에 매진하느라 그동안 집안일에 소홀했던 은퇴자들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자칫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족들은 남은 여생을 맘 편히 보낼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을 가져줘야 하며, 은퇴자 스스로도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활동 개발을 통해 건강을 관리, 알코올에 대한 신체적·심리적인 의존성을 극복하도록 힘써야 된다”고 덧붙였다.
수십년 쉼 없이 달려온 성공한 은퇴자들. 해방감에 도취돼 술잔을 기울이기보다는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가족과 나의 몸을 추스르며 행복한 인생의 후반전을 계획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숱한 역경을 딛고 가족들에게 모범적인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일선에서 물러난 그들을 흔히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30~40년에 이르는 기나긴 사회생활 동안 여러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와 사회의 발전, 그리고 가족을 위해 헌신해왔기에 마땅히 박수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특히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와 혹독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2009년 봄, 그들이 걸어온 사회적 업적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성공적인 그들의 사회생활은 가족에게 경제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남은 인생을 그동안 넉넉히 모아둔 자금과 키워놓은 자식들 덕에 ‘호강하며 사는 일’만 남은 그들은 대한민국의 명예로운 은퇴자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아끼지 않은 그들의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한없는 여유와 급격히 바뀌어진 생활환경은 어쩌면 생소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호강’으로 채워져야 할 그들 인생의 황혼은 심각한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은퇴 후의 무료함과 고민들을 술로 달래려고 한다면, 예기치 않은 허무한 결말이 성공한 그들의 인생 말미를 장식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성공하기 까지 술을 얘기하지 않고서는 고생을 모두 말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수십년의 사회생활 동안 몇 번이고 강산이 바뀌고 사회가 변하고 업무 환경이 발전했지만, 음주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업무상 음주’는 노동부에서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수십년 간 음주를 지속해온 은퇴자들은 그들 스스로를 ‘술의 달인’이라고 칭한다.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이유도 있다.
국내 재계 순위 3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의 임원을 지내고 2년 전에 정년퇴임을 했다는 A씨(66)는 “38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안 마셔 본 술이 없고, 안 겪어본 술자리 분위기가 없다”며 “어느 때는 ‘주당’이 되어 있는 술을 기분 좋게 다 먹어치우다가도, 상황이 아니다 싶으면 술 한 잔에도 비틀거리는 ‘주꽝’이 돼서 자리를 빨리 파하곤 한다. 게다가 특별한 주사도 없으며, 몸이 안 좋다 싶으면 며칠간 술을 쉬면서 몸을 컨트롤 한다”고 한다. 덧붙여서 “요즘들어 매주 참석하는 회사 퇴직 임원들의 모임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따금씩 기분이 좋을 때는 필름이 끊길 정도로 함께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들은 퇴직 후에도 꾸준히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지속된 음주 탓에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신체적·심리적 의존성이 생겨서 ‘술을 마시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거나 ‘사람을 만나려거든 술을 마셔야 된다’는 의식을 갖게 된 탓이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음주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돼, 흔히 이야기 하는 알코올중독자(알코올 의존증 환자)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사랑병원 최수련 원장은 “수십년 간 자의반 타의반으로 많은 술자리를 가져 왔다면 이미 신체적·정신적으로 술에 의한 건강상의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사회생활 동안 많은 술자리를 가졌던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이상의 은퇴자들은 뇌 기능의 저하로 기억력이 감퇴해 알코올성 치매의 가능성이 있으며, 심혈관이나 소화기의 건강에 있어서 크고 작은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7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50~60대 남성들은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뇌혈관, 심장, 당뇨, 자살 순으로 사망원인 순서가 나타났다. 가장 많이 발병한 암의 종류를 살펴봐도 간, 위, 폐, 직장 순서로 사망원인이 많았는데, 이 질환들은 모두 알코올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술을 자유롭게 절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최수련 원장은 “이들의 주장은 일반적으로 알코올 의존증 초기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전형적으로 증상”이라며 “이미 오랜 시간동안의 음주로 인해 몸의 기능이 저하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사회생활 동안 유지했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자칫 삶을 무료하게 느껴 알코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염려 된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생활에 매진하느라 그동안 집안일에 소홀했던 은퇴자들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자칫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족들은 남은 여생을 맘 편히 보낼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을 가져줘야 하며, 은퇴자 스스로도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활동 개발을 통해 건강을 관리, 알코올에 대한 신체적·심리적인 의존성을 극복하도록 힘써야 된다”고 덧붙였다.
수십년 쉼 없이 달려온 성공한 은퇴자들. 해방감에 도취돼 술잔을 기울이기보다는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가족과 나의 몸을 추스르며 행복한 인생의 후반전을 계획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