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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알코올 중독만은 물려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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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합뉴스 작성일03-07-30 13:17 조회17,8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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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알코올중독자의 50-60%는 부모 중 최소 1명이 알코올중독자이다. 그리고 알코올중독자의 자녀는 알코올중독자 혹은 추후 알코올중독자가 되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근친상간 피해자의 절 반 가량이 알코올중독 관련가정 출신이다.
「상속을 거부하는 아이들」(클라우디아 블랙 지음. 김정우 옮김)은 알코올중독 가정 자녀들에게 상속된 '불운'의 결과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미국에서 출간돼 100만부 이상 팔리며 화제를 모았다. 저자는 알코올과 약물 분야의 권위자이다.

"부모님은 모두 알코올 중독자이고 저는 외동딸입니다. 제가 어린아이와 같은 아버지를 돌봐야만 했어요. 이제 저는 거의 서른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음주는 더욱더 늘어갑니다. 술을 마시면 긴장감에서 해방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29세 여성 바버라)

"나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가 집에서 사는 동안 늘 싸우셨다. 이제 나는 스물 두살이다.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는데 그것은 사소한 잘못이 생겨도 늘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나 비난을 스스로 떠맡고 싶어하는 것 같다"(22세 샤론)

저자에 따르면 알코올중독자의 자녀는 외양으로는 멀쩡해 보이다가 20대 중반에 이르러서부터 독특한 결함을 드러낸다. 다른 사람을 믿지못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데 심각한 장애를 보이는가 하면 매우 완고하거나 혹은 의존적이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

이해할 수 없는 외로움이 엄습하기 때문인데,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자신이 격리됐다는 느낌을 갖게되고 억압돼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두려움이나 막연한 갈망이 잦아지지만 그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그 결과는 스스로의 음주벽이나 알코올중독자 또는 알코올중독의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과의 교제로 이어진다. 이것이 알코올중독 가정의 자녀가 알코올중독 상속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과정이다.

저자는 알코올중독이 하나의 질병이며 가족 구성원들이 이 병으로부터 고통받고 있음을 자녀들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부모가 정신.신체적으로 중독돼있는 만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상속의 고리를 끊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인식됐다고 해서 자녀들이 커서 음주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저자는 "알코올 중독 문제의 해결에 있어 중독가정의 아동들은 거론돼져야 할 필요가 있는 집단"이라며 "이제 그들의 문제는 바깥 세상으로 나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刊. 213쪽. 1만2천원.

shi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