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달래자…홈술 홀짝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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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못 마시니 집에서 한잔
소주·와인 등 10% 이상 더 팔려
한 고객이 지난달 9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와인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외출을 꺼려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홈 와인족’이 늘고 있다. 한 백화점의 매출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11~29일 와인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 늘었다. [뉴스1]
#직장인 강민수(45)씨는 최근 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홈술’이 부쩍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부 약속이나 회식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강씨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레 술을 찾게 됐다”며 “코로나19에 봄을 빼앗긴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마신다”고 말했다.

#주부 이은영(38)씨는 요즘 장을 볼 때 주류와 안주류를 고르는 일을 빼놓지 않는다. 재택근무하는 남편과 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횟수가 증가하면서다. 이씨는 “독한 술보다는 맥주나 칵테일 등을 선호한다”며 “말린 포 종류나 간편 냉동식품 같은 안주가 떨어지지 않게 미리 준비해 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면서 가정용 주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2월 이 회사의 주류 매출에서 가정용과 업소용의 비율은 각각 49%와 51%였다. 지난달에는 가정용의 판매 비율이 65%로 높아졌지만 업소용은 35%로 낮아졌다.

롯데마트의 1분기 주류 판매 자료를 보면 가정용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늘었다. 이 기간 소주(6.7%)와 양주(4.2%)·와인(1%)의 판매도 함께 늘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19일부터 4월 2일까지 약 6주일간 주류 매출 동향을 분석했다. 이 기간 소주 판매는 13.9%(전년 동기 대비) 늘었고 와인(11.4%)·민속주(10.4%)·양주(4.9%)·맥주(2.4%)의 판매도 나란히 증가했다. 이마트가 같은 기간 안주류 판매량을 점검했더니 어채(103.3%)와 어포(15.9%)의 판매가 많이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맥주·소주·와인 등 종류에 상관없이 주류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가정용 맥주·소주 등을 포장하는 일손이 모자랄 정도라고 한다. 통상 업소용 주류는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식당이나 술집에 배달하기 때문에 포장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가정용 주류는 종이상자 등에 보기 좋게 포장해야 대형마트 같은 유통 매장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에 유리하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포장하는 일손이 부족해 사무직 인력까지 차출되고 있다. 주류업계에선 처음 보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판촉비가 많이 들어가는 유흥주점 매출 비중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판촉비가 적은 가정용 매출 비중이 커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외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소용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류 매출은 부진한 상황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6일부터 4주간 충북 청주공장의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청주공장은 주로 유흥·외식업소에 들어가는 맥주(카스)를 생산한다. 공장 인력의 약 60%인 180여 명은 휴무에 들어갔다. 휴무자는 해당 기간 평균 임금의 70%만 받는다. 오비맥주는 “코로나19로 재고가 쌓여 예전 속도로 제품을 만들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식당이나 술집에서 주류 소비가 줄면서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를 찾는 고객도 감소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숙취해소제 매출은 13.9%(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지난달에는 22.5%까지 매출 감소폭이 커졌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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