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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 굴레에 갇힌 청소년들… 10대 온라인도박 중독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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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05 14:01 조회1,6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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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 금전문제 야기 전까지 드러나지 않아
지난해 청소년 중독상담 건수 급증
조기개입 필요…유아부터 생애주기별 예방교육
[천안]10대의 온라인도박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천안중독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총 상담건수 중 10대가 16%, 20대가 19%, 30대가 35%, 40대가 27%, 50대가 30% 였다. 올해 10대의 상담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 센터 관계자의 전언이다. 10대 중에서도 중학생 비율이 60% 였다.
10대의 도박중독은 전국적 사안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헬프라인접수현황 자료를 보면 19세 미만의 상담건수(전국)가 2021년 341건, 2022년 388건에서 지난해 758건으로 급증했다. 10대의 상담건수는 30대, 20대 다음 순이었다. 종류로는 불법온라인도박이 지난해 3924건으로 사설도박을 앞질렀다.
하지만 통계가 전부는 아니다. 마약, 알코올과 같은 물질중독과 달리 도박은 중독 초기엔 잘 노출되지 않는다. 도박 빚으로 문제가 야기되기 전까진 중독은 숨길 수 있다. 상담센터를 찾아온 이들은 이미 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 이다.
청소년은 용돈으로 도박을 시작한다. 용돈을 잃으면 친구나 주변인에 손을 벌린다. 사채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박선주 아산 해드림상담센터 부소장은 "노트북, 핸드폰 등을 중고로 팔아 도박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며 "심각한 수준까지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한 경우 중고사기나 절도를 벌이기도 했다.
청소년기 도박은 통제력 측면에서 성인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 강지은 천안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팀장은 "청소년기는 충동 조절, 통제력을 학습·훈련하는 시기"라며 "도박 경험은 청년기로 이어진다. 청년이 됐을 땐 중독성이 짙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탕주의와도 연결된다. 강 팀장은 "청년기의 발달 과업은 사회·경제적이다. 도박중독자의 경우 정상적인 범주 안에 진로, 희망, 꿈이 형성되긴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공통된 의견을 냈다. 만성 단계보다는 초기 단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준모 나사렛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물질중독은 내성이 생기는 반면 도박 같은 행위중독은 이른바 '본전 심리', 잃은 돈을 회복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 반복하는 경향이 많다.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예방으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핸드폰을 접하는 유치원 시기부터 일반인까지 생애주기별로 효과를 고려해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ynwa21@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