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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의지의 문제 아닌 치료 받아야 할 질병”… 게임중독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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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4-09 17:43 조회7,6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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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게임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고생들의 개학이 연기되고 야외활동이 제한되면서 갈 곳 없는 학생들이 게임방으로 몰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상대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 부모들의 생활지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코로나 ‘집콕’생활, 게임중독 ‘우려’

일상보다 게임 중요하게 여기는 상태

항갈망제 등 약물, 심리치료 하기도

 

아이와 부모 관계 회복이 치료 열쇠

게임 대신할 신체·문화 활동 필요

아이 스스로 쓰는 ‘게임 일지’ 도움

 

■게임중독 판정 기준은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5월 게임중독(게임이용장애)에 대해 질병코드를 부여했다. 중독으로 진단될 경우 치료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게임중독은 게임으로 인해 통제능력이 손상되고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증상을 말한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지속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게임중독으로 진단한다. 증상이 심각하게 드러날 때는 12개월보다 적은 기간에라도 장애 판정을 내릴 수 있다.

게임중독은 다른 종류의 물질 중독이나 행위 중독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인 △조절력의 상실 △이로 인한 일상기능의 저하 △문제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을 지속하는 특징을 보인다. 생물학적 측면에서도 게임중독은 도박장애, 알코올 사용장애와 같이 뇌 도파민 회로의 기능 이상을 동반한다. 특히 소아청소년기는 이러한 중독문제로 인해 언어 발달, 학업, 놀이, 교우관계 측면에서 폐해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양산부산대병원 정신과 허성영 교수는 “게임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과하면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게임중독을 ‘의지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를 찾아 게임중독으로 인한 공존 질환을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치료 방법 아직 없다?

아직 게임중독은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다.

현재까지는 게임중독과 함께 동반되는 기분장애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공존 질환에 대한 치료를 위주로 하고 있다. 우울증의 경우 항우울제를 중심으로 항불안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병행해 처방한다. 조울증의 경우 기분조절제를 중심으로 항불안제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병행한다.

ADHD는 정신자극제를 중심으로 한 약물 치료와 뉴로피드백 등의 비약물 치료를 시도한다. 이러한 공존 질환의 치료에도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기존의 중독 치료에서 사용하던 항갈망제 등의 약물 치료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약물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또 머리에 전극을 붙여 약한 전류로 대뇌피질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비수술적 뇌자극치료법을 하기도 한다. 알코올중독 등에서 사용되는 인지행동치료와 심리치료를 적용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사용 제한 어플을 치료에 이용하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으나 역시 효과에는 논란이 많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는 대부분 단면 연구가 많으며, 게임중독의 특성이나 임상양상을 규명하고자 하는 시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치료에 대한 연구의 경우에는 공통적인 진단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논란이나 비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현대 사회에서 게임은 이전과 달리 쉽게 할 수 있고 특정 연령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그러므로 게임중독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게임을 안전하게 잘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활지도가 중요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아이와 어른 모두가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졌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대폭 늘어났다.

술을 즐긴다고 해서 모두 알코올중독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단순히 게임을 많이 한다고 게임중독이라고 하지 않는다. 게임으로 인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 게임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렇게 게임중독이 의심될 경우 부모가 취할 행동은 우선 아이와의 관계 회복이 첫 번째이다. 관계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가 하는 말이 모두 잔소리로만 들리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리고 중독에 빠질 만큼 게임을 과도하게 했다면 뇌의 보상회로라든지 전두엽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이는 몇 년 이상 과도한 게임을 했을 때 그런 결과가 생기기 때문에 회복 역시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즉 부모들도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게임 말고 여러 가지 감각이나 신체를 자극할 수 있는 체육 또는 문화 활동이 필요하다. 적절한 신체 활동은 기분 회복과 수면주기 회복 등에 도움이 된다. 게임 말고 다른 흥밋거리를 찾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활동을 균형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아이 스스로 게임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게임 일지를 써보게 하는 것도 좋다. 실제로 써보고 나면 내가 이렇게 많이 했는지 대부분 놀라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의식과 함께 조절력을 가지게 된다.

허성영 교수는 “부모와 아이가 같이 관계를 회복해서 게임 말고 다른 대안 활동들을 찾아보는 시도를 해 보길 권한다. 게임 이외에 즐거운 활동들이 많다는 것을 같이 느끼게 되면 게임에 대한 조절력을 스스로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