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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술버릇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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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9-16 10:29 조회16,4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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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술버릇 예방과 치료법… 귀가시간 정해놓고 마시기 등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술을 마실 기회가 자주 생긴다. 회식자리가 길어져 어느새 2차, 3차로 이어지게 마련이고, 술자리가 막바지에 달하면 사람들의 행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엉뚱한 사람을 붙잡고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길가는 행인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다. 우는 사람, 웃는 사람, 자는 사람 등등 술버릇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이런 술버릇은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되지만 심한 경우 범죄와 이어지기도 해 문제가 된다. 술버릇의 대부분은 알코올이 우리 뇌에 영향을 끼쳐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코올은 의학적으로 신경억제제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신재정 원장은 “술이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알코올이 뇌의 쾌감조절중추를 자극해 마약성분의 일종인 엔도르핀과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의학적으로는 알코올을 아편이나 헤로인, 모르핀 등과 함께 신경억제제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엔도르핀과 도파민은 우리가 느끼는 고통을 잊게 해줄 뿐만 아니라 사람의 기분을 상승시켜 흥분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음주자는 기분이 내키는 대로 말하고 과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술에 취하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취중진담‘이라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술버릇은 과연 어떻게 고쳐야 할까.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모임’(A.A.) 관계자는 ‘술버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현재로서 술버릇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과 재채기가 나오는데 술버릇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면 사람들마다 나름대로 ‘술버릇’이 나오는 것은 술을 마신 데에 따르는 당연한 반응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사람도 있고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는데 정도 차이는 있지만 알고 보면 알코올중독이라는 질병 때문에 나타나는 증세의 하나”라고 말한 뒤 “따라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 이외에 술버릇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술을 끊으라고 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구호다.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술버릇으로 고민해본 사람들이 시도해볼 만한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술버릇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술을 마신 사람들에게서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술만 마시면 얼굴이 달아오르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람들일수록 가급적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고 충고한다. 몸에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대신 꼭 술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독주는 피하고 아주 천천히 조금씩 마시는 게 좋다.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면 취기를 대신할 수 있는 ‘끼’를 준비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알코올 분해효소 없는 사람들 조심

최근 결혼에 성공한 회사원 문모씨(31)는 결혼 직전 예비 신부로부터 모든 신용카드를 압수당했다. 결혼 2년차가 되기 전까지는 용돈을 받아 생활하라는 것이 예비 신부의 요구였다. 연애시절부터 술만 마시면 유난히 ‘필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 두 사람 모두 속상했던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문씨는 “필름이 끊겨 나도 모르게 술값 계산을 도맡은 적이 많아 아내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아예 내가 간 기억도 없는 술집의 영수증을 아침에 발견하고 놀란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알코올이 대뇌의 측두엽 해마 부분에 작용, 뇌의 정보입력 과정에 이상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 저장된 정보가 없으니 출력할 정보도 없는 것이다. 희한한 것은 필름이 끊겨도 용케 집은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귀가하는 방법은 예전에 이미 뇌에 저장해둔 터라 필름이 끊겨도 이 정보를 출력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사랑병원 신 원장은 “정신과적으로 본다면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자신이 저지른 부끄러운 일을 기억하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반응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따라서 주변 가족이나 친구들은 음주자가 술에 취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에이, 술 먹고 그럴 수도 있지’라며 용서하지 말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귀가시간을 분명히 정해두고 술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아무리 늦어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집에 돌아간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조절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술만 마시면 용감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남에게 폭언을 하거나 싸움을 거는 사람들이다. 심한 경우 입고 있던 옷을 함부로 벗어던지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평상시 내면을 살펴보면 열등감에 가득 차 있거나 위축돼 있는 경우가 많다. 평소 열등감에 억눌려 있던 정서적 균형이 취기가 오르면 역전돼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성은 ‘람보형’ 여성은 ‘요부형’ 많아

   술취한 남성들의 판타지가 ‘람보’라면 여성의 경우는 ‘요부’다. 술이 오르면 자신이 섹시하다고 착각해 터무니없는 애교를 부리거나 낯선 남자를 툭툭 건드리는 등 과감한 스킨십을 서슴지 않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역시 본인의 여성성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이런 유형의 여성들이 주의해야 하는 것은 남자들과 달리 여자가 과감해지면 주변에서 좀체 말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리지 않으니 점점 강화가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오히려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람보나 요부형 음주자에 대한 적절한 처방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술로 인해 자아를 팽창시킨 사람을 주변에서 받아주기 시작하면 이를 고칠 방법은 영영 없다. 아울러 술 취해 다른 사람을 폭행하고 경찰서에 연행됐다면 마음 아프더라도 본인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신 원장은 “이런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선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을 더욱 갈고닦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자신만의 특기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면 열등감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음주자 중에는 우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 주변 사람을 붙잡고 본인의 신세한탄을 일삼거나 여기저기 전화를 거는 유형도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여느 사람들은 평소 다른 사람에게 서운하거나 섭섭한 감정을 그때그때 나름의 방법으로 해소하면서 살지만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이 특히 심한 것은 주변에서 이를 비교적 너그럽게 수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카프(KARF)병원 채영래 원장은 “이런 부류의 여성들에 대해서는 술과 별개로 평소 억눌린 감정을 적절하게 분출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아주어야 한다”면서 “특히 여자들은 남자에 비해 체질적으로 더 빨리 취하고 알코올중독에 빠지기도 더 쉽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술버릇 예방하는 건전음주 수칙

● 술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마신다. 화를 풀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음주를 할 경우 과음할 수 있다. ● 천천히 안주와 함께 술을 즐긴다.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안주와 함께 마셔야 위도 보호하고 덜 취한다. ●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내자. 2차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중간중간에 1시간 이상 비알코올성 음료를 마시며 쉬는 시간을 갖는다. ● 음주량은 종류별로 표준잔을 이용, 한두 잔을 넘기지 않는다. 맥주나 소주, 위스키 모두 마찬가지다. ● 아무리 늦어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귀가할 수 있는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면 음주로 인해 벌어지는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 ● 매일 마시지 않는다. ‘술없는 날’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 ● 진통제나 수면제, 당뇨병 관련 약물과 함께 음주하지 않는다. ● 독한 술은 희석해 마셔 위와 간의 부담을 덜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