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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毒에 취해 비틀대는 ‘병든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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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향신문 작성일03-10-13 12:01 조회14,8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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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남용은 이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일부 젊은이들이 상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엑스터시가 급증하는 추세이며 이로 인한 부작용 또한 속출하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마약류사범은 지난 1996년 6,189명에서 지난해 1만6백73명으로 급증했다. 또 지난해 20세 미만의 마약류 사범 79명 가운데 향정신성 약물 관련자는 52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마약 등 약물중독은 이제 인간성을 상실하는 ‘사회적 암’으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계몽과 함께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은 17회 ‘약의 날’이다. 53년 ‘약의 날’ 선포 이후 73년까지 시행해오다 30년만인 올해 다시 부활됐다. 약물오남용에 대한 심각성 때문이다. 약의 날을 계기로 약물 오남용 실태와 그 대책 등을 점검해 본다.


#무엇이 약물 오남용 부추기나


사회적인 요인이 가장 무섭다. 부모나 형제·자매, 또래와 같은 사람들의 행동이나 태도가 문제다. 친구들 사이에 약물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다든가, 친한 친구들이 약물을 사용하며 약물을 권유할 때에는 청소년들이 약물에 쉽게 빠지게 된다. 또한 약물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담배나 알코올, 약물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약물 사용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약물사용자는 약물사용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담배와 술, 약물을 사용한다고 믿는다.


특히 약물남용자는 특징적인 성격이 있다. 자존심, 자기 확신, 자기 만족감이 낮거나 사회적 확신감이 떨어진다. 정상인보다 공격적이며 개인적인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또 어떤 사람들은 특별한 정신 증상이 있어 이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약물들이 의존성(dependency)과 재강화(reinforcement)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자꾸 사용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이런 충동이 반복 사용할 때마다 점차 깊어진다.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할 때마다 양과 횟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남용하기 쉬운 약물


마약류는 흔히 대마초와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구분된다. 대마초는 잘 알려진 것처럼 ‘삼’이라고 불리는 식물로 잎과 꽃에 마취물질이 들어있어 담배형태로 흡입할 경우 중독증세를 일으킨다. 이때 사고력 저하는 물론 망상과 흥분작용을 일으키고 시공간에 대한 자각이 흐려진다. 특히 시각과 운동신경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킨다.


마약은 양귀비, 아편, 모르핀, 코데인, 코카인을 지칭하는 것. 이중 헤로인은 말기 암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쓰이는 모르핀을 응용한 약물로 모르핀보다 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약물자극으로 인한 쾌감이 강렬해 ‘마약의 황제’로 불리지만 중독되면 불면, 불안 등 정신이상 증세와 함께 식욕부진, 호흡부전 등의 증상을 유발해 심신을 날로 쇠약하게 만들고 치료도 불가능하다. 또 코카인은 코로 쉽게 흡입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인기를 끈 마약. 일단 중독되면 특유의 환각작용 때문에 피부에 벌레나 동물이 기어다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향정신성의약품에는 히로뽕으로 더 유명한 암페타민을 비롯해 속칭 ‘도리도리’로 불리는 엑스터시, 야바, 물뽕.. 신종마약도 경계해야 한다. 이 가운데 알약 형태의 엑스터시는 쉽게 구할 수 있어 젊은층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중독되면 혼수상태나 정신착란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약물임을 알아야 한다. 이와 함께 휘발유, 접착제, 수정액과 같은 휘발성 물질의 사용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나이와 상관없이 이같은 물질들의 오용은 치명적이다.


#초기 예방이 중요하다


약물남용으로 인한 건강, 사회, 법률상의 부작용이나 일단 약물복용이 된 후에 약물 끊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은 예방이다. 공급을 감소시키기 위해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고, 수요를 줄이기 위해 예방, 교육, 치료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부모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약물 오남용에 관한 구체적인 예를 설명하면서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가르쳐 주는 것이 좋다. 부모는 자녀들이 누구와 만나는지 관찰하며, 그들의 관심 사항과 걱정거리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또래집단으로부터 약물사용에 대한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약물사용의 징후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학교의 역할 역시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학교측은 본드, 가스 등 흡입제 및 술, 담배 그리고 약물사용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규칙과 벌칙들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약물 오남용은 어느 한사람에 의해서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다. 자신은 물론 정부, 학교당국, 학부모회, 지역사회, 교육위원회, 치료기관, 민간단체 등이 상호협조할 때서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도움말:민성길 교수(연세대의대 정신과)·김영돈 박사(대전선병원 신경정신과)〉


〈글 이준규기자 /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일러스트 김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