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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복싱-"난 중증 알코올 중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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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포츠투데이 작성일03-10-13 11:19 조회15,2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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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고 싶지 않은 얘기였다. 무려 10년이 넘게,내 인생의 ⅓을 알코올중독자로 살았다. 운전이 직업이었던 탓에 많은 사고를 냈고 가족과 주위분들이 큰 고생을 했다. 중독이 워낙 심해 간경화로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갔다. 하지만 복싱을 통해 금단현상도 쉽게 극복했고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됐다.”

27일 한국의 첫 여자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에 도전하는 ‘여자 철권’ 이인영(32·산본체)이 이번주 출간되는 자서전 ‘나는 복서다(들녘)’를 통해 지난해 복싱을 시작하기 전까지 10여년간 알코올중독자로 지내며 삶을 포기하려 했다는 아픈 과거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용사 보조,학원 셔틀버스 운전,택시기사,트럭운전사 등 거친 직업을 통해 지난해 프로복서로 거듭나 주목을 받은 이인영은 이 책에서 “사랑하는 아버지와 큰오빠의 갑작스런 죽음 후 술에 절어 살았다. 술에 바친 세월이 근 10년여. 사랑하는 가족들을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끔찍한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우연한 기회에 TV로 본 여자 프로복싱(킴 메서)에 매료됐다. 치고 때리고,피하고 맞고….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멋졌다. 깨끗했다. 바로 저거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 그래,권투를 하자.”

이인영은 복싱을 시작한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오전 5시면 10㎞ 로드워크를 하고 있다. 워낙 운동신경이 좋았던 까닭에 강도높은 훈련으로 기량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남자 못지않은 파워를 갖춰 연전연승을 거두며 한국 여자복싱의 선구자로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끊어야만 고칠 것 같던 알코올중독도,숨막히던 금단현상도 모두 말끔히 치료했다.

이인영은 “아직 세계챔피언도 안 됐고,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자서전을 내자고 해 처음에는 크게 반대했다. 하지만 내 스토리가 침체에 빠진 복싱을 알리고 또 알코올중독과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말에 출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시 술을 먹게 될까 두려워 적어도 마흔살까지는 링에 오르겠다는 이인영. 복싱을 통해 여자로서 공개하기 어려운 개인사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용기도 갖게 됐다.

6전전승(2KO)의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인영은 27일 오후 2시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플라이급 1위 칼라 윌콕스(34·미국·4승<1KO>2패)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유병철 einer@sportstoday.co.kr